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본문

[중앙일보]취업률 83%의 힘 … 한기대, 학생만족 1위
재학생이 매긴 대학 성적표, 포스텍·성균관대·KAIST 순
등록일 : 2013-04-30
조회수 : 22,805
 지난 19일 오전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 ‘클린 룸’에선 반도체공학 수업이 한창이었다. 흰색 방진복 차림의 메카트로닉스공학부 4학년 우현석(27)씨는 교수 설명대로 웨이퍼(반도체 칩을 만드는 원판)에 산화막을 씌우는 장치를 조작하고 있었다. 실제 반도체 공정을 옮겨 놓은 이 실습실을 마련하는데 학교는 50억원을 들였다. 우씨는 “다른 학교에선 학부생은 출입이 어렵다는데 난 이번 학기 들어 다섯 차례나 실습을 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1991년 설립한 이 학교는 학부생 3800명의 ‘작은’ 대학이다. 충남 공주고를 졸업한 우씨는 고3 담임이 추천하기 전엔 이 대학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다. “결심이 쉽진 않았어요. 학교 역사도 짧고 아는 이도 적고, 친구처럼 서울로 가고 싶기도 했고….”

 입학 후 생각이 달라졌다. 국가·산학협력장학금을 받는 우씨는 부모 도움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도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다. 이 학교 한 학기 등록금은 257만원(공학계열)에 그치는 반면, 장학금은 1인당 평균 연 300만원에 이른다. 웬만하면 기숙사(수용률 65%)에 들어갈 수 있어 생활비 부담도 적다.

 실무 위주의 교육과정과 적극적인 취업 지원도 강점이다. 모든 전공교수는 관련 산업체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다. 모든 강의는 이론과 실습을 50대50으로 진행하고, 학부생도 70여 개의 연구실을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기업 현장실습 기회가 많다 보니 우씨도 학교 주선으로 반도체 기업 세 곳에서 인턴을 했다. 이 학교 졸업생 취업률(82.9%)은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 중 가장 높았고, 열 명 중 아홉 명(89.1%)은 전공과 관련된 업종에 자리 잡았다.

 우씨는 “서울로 대학 갔던 친구들도 이젠 학비·취업 걱정 없는 나를 부러워한다”며 “다시 대학을 가도 우리 학교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기술교육대가 중앙일보와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R&R)가 실시한 ‘대학생 만족도 조사’에서 재학생 만족도가 가장 높은 대학으로 꼽혔다. 본지 대학평가 20돌을 맞아 실시한 이번 조사는 지난해 대학평가 종합 30위 이상 대학의 재학생 100명씩을 3월 20일~4월 11일 일대일 면접했다.

 교수·교육과정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포스텍(POSTECH)· KAIST는 각각 종합 만족도 2위·4위에 올랐다. 성균관대(종합 3위)는 정보화와 ‘발전 가능성’ 등 학교 이미지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2009년부터 꾸준히 학생당 교육투자비를 늘려온 전남대(6위)는 지역 국립대 중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연세대(13위)·고려대(18위)는 교육과정·행정서비스 만족도가 하위권에 머물렀다. 재학생 3000명의 종합 만족도는 평균 67.24점(100점 만점)으로, ‘대체로 만족한다’(75점)를 넘긴 학교는 세 곳뿐이었다.

 민경찬(연세미래전략위원장) 연세대 수학과 교수는 “다음 세대를 키우는 교육이야말로 국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비결인 만큼 교육 질 향상에 소홀했던 국내 대학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평가팀=천인성(팀장)·성시윤·윤석만·이한길 기자, 취재 참여=강윤희(서울대 노어노문3), 안성희(고려대 역사교육4), 전예지(서강대 경제4), 진보미(숙명여대 정보방송4), 황성호(연세대 행정4)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