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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기금 기부자 인터뷰] 설순욱 전기·전자·통신공학부 교수
“발전기금 기부는 감사에 보답하는 수단이죠”
등록일 : 2025-04-21
조회수 : 8,661

한국기술교육대(KOREATECH) 출신 ‘1호 교수로 지난 2012년 모교에 부임한 설순욱 전기·전자·통신공학부 교수. 그는 부임 후 현재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대학 발전기금을 기부해 왔다. KT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할 때 첫 발전기금을 포함, 무려 15년간 대학에 무한 애정을 쏟고 있다.

설 교수는 학창 시절 제가 받은 것을 제자이자 후배들에게 나누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 저보다 크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꾸준히 동참하려 했다며 기부 동기를 밝혔다.

학생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교수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는 설 교수는 랩실 지정 기부금으로 격려해 준 학생이 특허대회에 나가 큰 상을 받고, 저와 마음을 모아 기부에 동참하는 모교 사랑 실천을 한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고 회고한다. 설 교수는 저에게 기부는 자신을 돌아보고 감사에 보답하는 수단이라고 기부의 의미를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이다.

 

Q1) 설순욱 교수님께서는 매년 대학 발전기금을 기부하고 계십니다어떤 동기에서 이렇게 기부를 하시는지요?

저는 평소, 제가 받은 것들을 헤아려 보려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고, 좋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국가의 예산 지원과 훌륭한 스승들의 헌신 덕분이었습니다. 한기대 역시 제 삶의 큰 버팀목이 되어준 곳입니다.

기부는, 내가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아왔는지를 기억하는 사람, 그리고 세상에는 늘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사람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감사의 마음을 흘려보내면, 그것을 받은 사람은 더 큰 감사를 만들어 낸다고 믿습니다.

첫 기부는 KT 연구소에 근무할 당시 학교 발전 기금을 모금한다는 소식을 듣고 동참했습니다. 대학에 임용된 이후에는 제가 학창 시절 받은 것을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이곳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이 저보다 더 크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지만 꾸준하게 기부에 동참하려 했습니다.

 

Q2) 최근에 납부하신 발전기금은 랩실 지정입니다. 후학들에게 어떤 마음으로 기부하셨는지요?

우리 대학에는 다양한 형태의 기부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저는 특히 기부가 어떻게 사용되고, 누구에게 전달되는지가 보일 때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 프로그램에서도 돕는 아이의 이름과 상황을 알게 되면 더 마음이 가게 되는 것처럼, 기부도 그런 연결감이 있을 때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사실 이번에는 산불 피해로 어려움을 겪은 학생을 돕고 싶었는데, 행정적으로 해당 학생을 바로 찾기는 어려워 보여서, 올해는 제 실습수업에 참여할 근로장학생을 직접 선발해 소액을 지원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대학원생을 지정하여 장학금을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은둔형 대학생을 지원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상담진로개발센터의 추천을 받은 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지정 장학금’ 제도는 학과, 동아리, 연구실 등 기부자가 뜻을 담아 대상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고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Q3)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기부의 의미는 무엇인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에게 기부는 자신을 돌아보고 감사에 보답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내가 손해 본 일이나 이루지 못한 성과를 떠올리면 아쉽고 속상하기만 하겠지만, 뜻밖의 보상이나 과분한 성과를 떠올리면 감사할 일만 생깁니다. 그 생각에 집중하면, 감사의 이유도 나눔의 의미도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네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다”는 말처럼, 기부는 결국 내가 어떤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말하기는 쉬워도, 실제로 지갑을 열고 행동에 옮기는 일은 늘 어렵게 느껴집니다. 또 한편으로는, 어쩌면 금전적 기부가 가장 손쉬운 나눔의 방식일 수 있다고 자신에게 말하곤 합니다. 요즘처럼 바쁜 사회에서, 시간과 노동을 들여 현장에서 진정한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습니다.

사실, 이런 인터뷰를 통해 기부가 조용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드러나게 되는 것에 대한 마음의 부담은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분이 기부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자신과 이웃을 위한 나눔에 동참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의미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Q4) 교수님은 우리대학에 언제 부임하셨는지요? 그리고 우리대학 출신으로서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저는 2012년에 우리 대학에 부임하여, 올해로 14년째 재직하고 있습니다. 학생 시절을 보냈던 이곳에 다시 교수로 돌아와 출근하던 첫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익숙한 캠퍼스와 정문 앞 오르막길을 다시 오르는 시간은 특별하고 가슴 벅찬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같은 길을 학생으로, 또 교수로 걸으며 느낀 가장 큰 차이는 책임감과 다짐이었습니다. 과거 제가 받았던 배움과 기회를, 이제는 더 많은 후배들이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초심을 잊지 않고,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길을 열어주는 일에 제 시간과 열정을 쏟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5) 교수, 그리고 대학 구성원으로서 언제 보람을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학생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 교수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고 자신 없어 하던 학생이, 힘든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며 결국 성과를 만들어 낼 때 정말 기쁩니다.

예전에 제가 가르쳤던 전공 수업에서 C 학점을 받은 학생이 있었습니다. 코딩 역량이 부족해서 좋은 성적을 줄 수는 없었지만, 보고서 작성이 정말 탁월했던 학생이라 인상 깊게 남았습니다. 그래서 ‘랩실 지정 기부금(장학금)’을 활용해 격려하고 칭찬해 주었습니다. 이듬해, 그 학생이 특허대회에 도전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저는 분명 팀에 꼭 필요한 인재로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격려하며 적극적으로 지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국무총리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뜻깊었던 것은, 저와 학생들이 마음을 모아서 기부에 다시 동참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기부를 통해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성장하여 또 다른 기부의 주체가 되는 선순환의 흐름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Q6) 앞으로 우리대학이 어떻게 발전했으면 하는지 고견 부탁드리겠습니다.

실사구시의 정신을 바탕으로, 현장의 문제를 공학적 지식으로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철학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새로운 문제를 발굴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능력뿐 아니라, AI에게 무엇을 지시할 것인지, 그 결과가 타당한지 비판적으로 판단하고,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해석할 수 있는 사고력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는 AI가 스스로 질문을 생성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로 발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럴수록 인간은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정의하고, 어떤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고민할 수 있는 통합적 사고와 윤리의식을 갖춘 인재가 필요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세상의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가며, 그 안에 나눔의 정신도 함께 깃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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