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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것의 경제학”
우석훈 경제학자 ‘제87회 휴먼아카데미’서 ‘경제의 복원성’ 강조
등록일 : 2017-11-20
조회수 : 10,670
지난 11월 15일 (수) 다산홀에서 제 87회 휴먼아카데미가 “한국 사회의 현실과 대안 찾기”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 날 강연을 맡은 우석훈 경제학자는 특유의 통찰력으로 실질적인 경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사회에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

강연은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는 생물학과 경제학의 관련성에 대한 소개로 시작됐다. 그는 한국 경제가 지금과 같은 위기에 봉착한 이유는 지난 두 정권의 생태학적 시각에 의한 산업정책이라고 말했다.

숲의 언어로 예를 들어보면, 한국 경제는 이미 클라이막스에 도달해서 늙은 숲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숲은 자체적으로 안에서 내부 교란을 일으키면서 생태계를 유지시킨다. 미국 정부는 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더 큰 산불을 막기 위해 일부러 특정 지역에 산불을 내는 식으로 숲의 생태계를 유지시키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립공원의 규정상 그것이 불가능해 간벌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인건비를 이유로 벤 나무들을 숲에 그대로 쌓아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클라이맥스에 도달한 생태계는 다양성과 회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는 반면, 한국의 경제는 클라이맥스 상태를 유지하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내버려 두고 방치하다가 어려워지면 ‘사양 산업’ 취급을 하면서 던져버리는 것이 지난 두 정부가 해왔던 일들이란 분석이다.
우석훈씨는 경제는 생태계와도 같아서 지금의 한국 경제는 사소한 외부 교란에도 시스템 전체가 흔들리는 취약한 생태계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한국의 산업이 젊다고 생각하는지, 늙었다고 생각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한 학생이 대기업의 고착화와 빈부격차로 인해 이미 늙었다 생각한다고 답하자 그는 ‘늙는 산업이란 것은 없다, 다만 경제 정책에 의해 산업이 죽게 될 뿐’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영국이 섬유산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패션산업에 여전히 힘을 쏟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한 때 활발했던 섬유산업을 스스로 묻었고 그 결과 현재 전 세계에서 의류 구입에 가장 많은 돈을 소비하는 국가가 된 것처럼.

그는 한국의 실질소득, 노동생산성, 저임금 노동자 비율, 청년 일자리 등의 수치화된 그래프들을 보여주면서 한국 경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특히 실종된 산업정책으로 인해 자동차 및 트레일러, IT, 섬유산업, 조선업의 지속적인 생산능력 지수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사태를 류성룡의 ‘징비록’에 비유하며 실질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는 서류상으로만 기록된 경제에 의해 움직이는 것과 같다고 했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그는 앞서 언급했던 미국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산불정책을 보듯, 산업을 잘 보호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며 경제의 복원성을 강조했다. 이제는 경제를 보는 우리 모두의 시각이 변화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취재: 김은비 (산업경영학부, 2학년)
촬영: 김주안 (에너지신소재화학부,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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