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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아날로그의 감성으로 대중을 품에 안다.
2006년부터 시작된 휴먼아카데미가 올해 3월 26회를 맞았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 명사들을 초청하여 대학 구성원들의 문화적 시야를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된 휴먼아카데미. 이번 26회에는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 프로그램 ‘1박 2일’. ‘남자의 자격’ PD로 잘 알려져 있는 KBS의 이명한 PD를 초청하여 2010년 휴먼아카데미의 문을 열었다.
3월 30일(화) 다산정보관 1층 다산홀에서 오후 4시 부터 시작한 이명한 PD의 열강은 2시간을 꽉 채우고 학생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세례를 받으며 끝이 났다. 큰 다산홀이 다 차다 못해 서서 듣는 학생만도 수십 명, ‘1박 2일’의 인기가 그만큼 많았던 이유일까? 휴먼아카데미를 기다리는 한기인의 목마름이 그만큼 컸던 탓일까.
이명한 PD는 ‘디지털 시대의 역설’이란 주제로 ‘1박2일’이 대중의 인기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아날로그적 감성’이라 말하며 이 시대를 주름잡는 대중문화의 코드 두 가지를 꼽았다.
코드 1) 객관성이냐, 주관성이냐.
‘은초딩’과 ‘허당승기’에 녹아있는 코드, “내츄럴(주관성)이 대세이다.”
이명한 PD는 “예전에 ‘X맨’이나 ‘드림팀’과 같은 TV 프로그램만 하더라도 객관적인 장치나 형식이 중요했지만, 요즘의 ‘1박 2일’과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장치가 아닌 사람 한 명 한명의 역할, 즉 주관성을 띄는 캐릭터가 중요하다.” 고 했다. “은지원이 예전엔 아이돌그룹의 리더로 ‘힙합전사’라는 객관적인 성격이 강했다면 ‘1박 2일’에서는 다른 사람은 모르는 자신의 자연스런 모습이 소재가 되어 ‘은초딩’이란 캐릭터가 만들어졌습니다.”
코드 2) 기능보다는 감성이나 이미지가 중요시되는 사회다.
이 PD는 ‘스티브잡스’의 얘기를 들었다. 코드 2를 설명하기 전 잠깐 이 PD가 강의 시작 전 한기인에게 했던 질문을 되새겨 봐야 할 것 같다. “요즘에 가장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란 질문에 여러 대답 중 “아이폰이요” 이란 대답이 나온 것이다. 이 PD는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는 스티브잡스야말로 예술가 느낌이 나는 기업인”이라고 말했다. 창조적이고 예술가적인 모습을 갖춘 스티브잡스의 느낌이 ‘애플’의 가치를 더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씨는 “스티브잡스는 예술가의 감성을 가지고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사람으로 현재의 대중문화를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한 PD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란 책을 예시로 들었다. “정보화시대의 끝자락 그 다음은 ‘드림 소사이어티’ 즉, 감성이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이며 상품에 스토리․감성이 들어가고,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결국 “ ‘1박 2일’이 대중의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미시적인 관점으로 딱밤, 가위바위보 등 사람들의 소소한 모습을 전하며 아날로그적 감성을 전한 덕분”이라고 했다.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 는 이미지와 스토리(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경제․사회 패러다임. 이미지의 생산․결합․유통이 경제의 뼈대가 되며, 감성적 스토리가 덧붙여질 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예컨대 나이키는 운동화가 아니라, ‘농구황제’ 마이클 조선의 이미지․스토리를 판다는 것이다.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롤프 옌센(전 코펜하겐 미래학연구소장)의 같은 이름 저서(1999년)가 유명하다.
한편 강의 후 Q&A 시간은 '1박 2일‘ 캐스팅 비화,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며 한기인과 이명한 PD가 모두 웃을 수 있는 재밌는 시간이었다. 이번 강의에 유독 한기인이 많았던 이유는 이처럼 ’1박 2일‘의 유쾌하고 따듯한 느낌을 기대했기 때문이 아닐까?
- 이명한 KBS PD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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