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남녀 기술자들이 최근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우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슬람 전통복장인 차도르를 입거나 수염을 길게 기르고 터번을 쓴 채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29일까지 35일간 이 대학에서 ‘IT 응용 및 실용' 에 대한 강도 높은 기술 전수교육을 받았다. 이라크 노동사회부 직업훈련원 소속 교사들로, 전쟁으로 폐허가 된 고국 이라크의 재건을 위해 파견된 15명의 기술자들이다. 고국으로 돌아가면 한국에서 배운 선진기술을 고국 산업역군들에게 재 전수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 국가재건 전사들이다. 앞서 이집트와 모로코 현지 기술자들도 한국으로 초청돼 한국기술대학교에서 자동차 관련 기술을 습득하고 돌아갔다. 우리나라의 첨단 자동차 정비기술이 수출되고 있는 이집트는 신차 판매시장의 50% 이상을 한국산이 점유하고 있는 나라다. 한국기술교육대는 지난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현지에 있는 자동차 직업 훈련원 원장과 훈련교사 20여명을 초청해 교육한데 이어 15명의 전문가를 파견해 정비기술을 전수해줬다. 지난 6월 정부가 개도국 지원을 위해 설립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현지에 개원한 자동차 정비교육센터는 한-이집트 양국이 지난 2004년부터 180만 불을 들여 추진해 결실을 본 첫 사업. 센터에는 현대, 기아, 쌍용자동차 각 2대와 각종 최첨단 훈련장비와 엔진, 교육훈련용 시뮬레이터 등 각종 한국산 장비들이 지원됐다. 개소이후에도 한국기술교육대에서 파견된 2명의 전문가들이 약 5개월 동안 훈련 센터 운영과 추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집트 정부는 지난 6월 직업훈련원 개소식 날, 이집트 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한기대에 감사패를 수여했다. 지난해에는 모로코의 자동차정비 직업훈련원에 기자재를 지원하고 전문가를 파견해 현지에서 기술을 전수해줬으며 연수생을 초청해 기술교육을 이수시키기도 했다. 또 방글라데시와 이란에도 이 대학 공대 교수를 포함한 기술 전문가를 파견해 직업훈련제도 수립 및 시스템 구축, 운영 컨설팅 등을 지원했다. 오는 20일부터 약 한달 간 15명의 베트남 기술자를 초청해 자동차 정비 기술과 CNC 정밀가공기술을 전수할 예정이다. 이들 국가에 전문가를 파견하거나 또는 현지 기술자들을 초청해 선진기술을 익히도록 돕는 일을 총괄하고 있는 곳은 한국기술교육대학 개도국기술이전연구소(소장 최성주 기계정보공학부 교수). 지난 2005년 설립이후 모로코, 이집트, 이라크 현지 기술자를 초청해 IT와 자동차 정비기술 등을 가르쳐왔다.또 현지에 전공 교수 및 각 분야 전문 기술자들을 보내 짧게는 2,3개월에서 길게는 1년씩 머물며 기술이전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최 교수는 “전쟁으로 폐허가 됐거나 기아에 허덕이는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적 자립을 이루는 길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선진기술을 이전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高慶豪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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