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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인터뷰] ‘가제트 스타’에서 ‘지도자’로 온 천병식 교수(메카트로닉스공학부)
“학생들이 ‘로봇팔 만들어 구동’ 수업 즐거워해 보람 커요”
등록일 : 2023-09-17
조회수 : 8,736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설립된 지 불과 15년이던 지난 2006년. 만화 영화 ‘가제트’의 주인공처럼 팔이 길게 늘어나는 로봇으로 국내외 로봇대회에 출전한 메카트로닉스공학부 로봇 연구팀 ‘가제트팀’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가제트팀은 ‘2006 로보원 그랑프리’ 대회에서 일본 로봇들을 차례로 격파, 우승을 거머쥐었다. 9월 ‘로보원 그랑프리’에선 초대 통합챔피언에 올랐고, 11월엔 산업자원부 주최 ‘로보월드 2006’ 국제로봇콘테스트(IRC2006) 휴머노이드(인간형) 부문에서 농구, 축구, 격투 등 10개 종목에서 로봇 격투 등 7개 종목 우승을 휩쓸며 대통령상을 받았다.

이후에도 가제트팀은 매년 로봇 기능을 업그레이드해가며 각종 로봇대회에서 이름을 날렸다. ‘12년엔 세계적인 열풍을 부른 인기 가수 싸이의 ‘말춤’을 추는 로봇을 만드는 등 가제트팀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의 저력과 명성을 알리는 일등공신이었다.
2005년 학부연구실 학생들과 함께 가제트팀을 만들고 팀장을 맡았던 메카트로닉스공학부 천병식(44)씨가 졸업한 후 15년 만인 지난해 9월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로 돌아왔다. 재학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로봇은 친 형제나 마찬가지”라 말할 정도로 로봇은 그와 한 몸이었다.

“재학 시절 가제트팀을 만들어 동료들과 함께 밤새 로봇을 만들던 행복했던 추억 때문에, 열정적인 학생들과 또 한 번 멋진 스토리를 만들고자 지원했습니다.” 천 교수가 모교에 돌아온 이유다.
천 교수는 “2006년 당시 가제트팀은 갓 만들어져 노하우가 없었지만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하고 싶었죠. 휴학을 하고 일 년 동안 함께 로봇을 만든 동료들에게 보답을 하고자, ‘이길 수밖에 없는 로봇’을 만들어야 했습니다.”고 회고한다.
그래서 기구학에서 배운 기초적 메커니즘을 조합해 모터가 회전 운동을 하면 연결된 링크가 길게 뻗어 상대 로봇이 접근하기 전 넘어뜨리는 로봇이 바로 가제트였다. 당시 팀 동료로는 메카트로닉스공학부 외에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학생들도 합류해 분야별 전문성을 살린 것이 가제트의 성능을 살렸다. 천 교수는 “훌륭한 팀원들이 각자 역할을 충실히 맡았기에 당시 가제트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천 교수는 졸업과 동시에 국민로봇사업사자로 선정된 KT에 입사했다. 수술로봇 분야에 관심이 커 디지스트(대구경북과학기술원) 대학원에 진학했고, 다양한 연구 업적을 바탕으로 카이스트에 진학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천 교수는 카이스트 수술로봇 연구실의 권동수 교수 및 동료들과 함께 수술로봇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그는 CTO(Chief Technology Officer) 역할을 수행하며, 신장결석제거 수술로봇 개발했다. 이 수술로봇으로 서울대학교병원, 세브란스병원과 합동으로 실시한 임상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술로봇을 개발하고 70여건의 국내외 특허를 획득한 공적을 인정받아 2022년 과학기술진흥유공자 장관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를 거두면서 “재학 시절 대학에서 받은 혜택에 보답하고 싶어” 교수의 길로 돌아섰다.
지난해 준비 과정을 거쳐 천 교수는 올해 1학기 ‘로봇기구 설계 및 해석’이란 교과목을 맡았는데 이는 로봇 팔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기계 요소들을 학습하고 이를 토대로 로봇 팔을 직접 개발, 조립, 구동까지 해보는 수업이다. 로봇 하드웨어를 만들어서 소프트 로봇 그리퍼로 픽 앤 플레이스(Pick&Place) 공정을 실제로 해보는 과정을 학부생들이 직접 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직접 로봇을 만드는 수업은 국내 대학 및 대학원을 통틀어 최초다.
“로봇을 활용하는 사용자 교육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회사에서나 대학원을 다니면서도 로봇을 만드는 교육은 없었습니다.”
천 교수는 창업하고 로봇을 개발하면서 도움이 됐던 내용이나, 삼성전자 재직자 교육에서 사용되는 자료를 저작권 허락을 얻어 활용해 교재를 만들었다. 40명의 학생들은 로봇 팔을 직접 만들어 물건까지 옮겨보는 경험을 하며 즐거워했다.

천 교수는 “이 교과목은 학과 특성화를 위해 설계된 것이며 학부장님을 비롯한 교수님, 기술연구원님 등 많은 분들의 지원과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한다.
지난 여름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주최 ‘2023 로봇제조공정활용 경진대회’에서 그가 지도를 맡은 ‘가제트팀’ 학생들은 1위인 산업통상부장관상을 받아 10월 12일 로보월드에서 시상식을 갖는다.

현재 그가 사용하는 3공학관 202호 연구실은 가제트팀을 지도했던 이상순 명예교수 연구실이다.
“매일 출근해서 방문을 열 때마다 제가 학생 때 교수님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했던 순간들을 회상하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교수님은 제가 무엇을 하든 묵묵히 기다리고 지켜봐 주셨죠. 이제는 이 방에서 성장할 또 다른 학생들을 위해 제 소임을 다하고 싶습니다.”
스승으로부터 ‘교수 역할은 학생들이 열심히 연구할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일’임을 몸으로 배운 천 교수는 앞으로의 연구방향에 대해 “치안로봇과 탐사로봇 연구를 진행 중이며 내년에 우주 탐사•개발로봇 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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