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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지역이 알아주는 대학이 글로벌 대학”
[대학총장릴레이인터뷰] ④ 한기대 전운기 총장
등록일 : 2009-06-08
조회수 : 1,921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는 ‘좌청룡 우백호’가 있다고 합니다. 좌측에 독립기념관이 있고, 우측엔 유관순 열사 유적지가 있다는 말이지요. 그 가운데 우리 대학이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 곳에 학교가 자리잡은 겁니까.”

전운기(55)총장은 지난해 8월 이 학교에 부임했다. 노동부 관료 출신이지만 외모에서 학자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박사학위(산업공학)가 있어서 만은 아닌 듯하다. 전 총장은 학생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한다. 학생 식당에서 매달 한번 배식을 맡는다. 2시간 동안 학생들과 눈을 마주하며 인사를 나누다 보면 학교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학생이 주인인 학교를 이끌어 가려면, 학생들이 학교 행정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알아야 하지요.”

한기대는 ‘실천공학 교육’을 넘어선 ‘기술경영 리더 양성’에 나섰다. “중국을 보세요. 정쩌민 등 국가지도자 대부분이 공학인, 기술인이 아닙니까.” 전 총장은 “우리 대학도 단순 기술능력만 갖춘 인재가 아니라 경영을 아는 지혜로운 지도자를 길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지난주 오후 10시가 다 된 시간, 교내를 둘러보다 그 가능성을 느꼈다고 한다. 공학1관에서 학생들 너댓 명이 칠판에 뭔가를 써가며 공동 프로젝트를 열심히 수행하는 걸 봤다. 먼 발치에서도 그 열정이 느껴졌다. 전자공학과 실습실엔 몇 명의 학생이 뭔가에 납땜질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말을 붙여보니, 납땜이 제대로 안돼 오후 2시부터 지금껏 계속 다시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학업에 몰두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미래의 지도자들이 한기대에서 나오지 않을 턱이 있겠는가.”

이 학교는 학생 76%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기숙사는 새벽 2시 문을 닫는다. 그 때까지 실험실에서 실습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기숙사 문은 새벽 4시 연다. 그 때 일어나 실험실로 가는 학생이 있기 때문이다. 전 총장은 “공학계열 특성상 실험이 진행될 땐 잠시 눈만 붙이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4년 동안 이런 실험 실습 위주의 공부를 한 학생들은 졸업 후 취업한 회사에서 환영을 받는 어찌보면 당연하다.

4월엔 교육부로부터 교육역량강화 대학으로 뽑혀 25억원을 지원받았다. 지난해보다 4배가 커진 금액이다. 높은 취업률, 활발한 산학협력, 높은 학생 일인당 교육비가 높은 평가를 받아서 가능했다. 이 돈은 장학금, 해외연수 지원등 학생들 교육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올해 신입생들은 지난 2월 28일 아우내 장터 봉화제 행사에 참여하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야간에 횃불을 들고 병천면 주민들과 함께 유관순 기념관까지 걸었다. 전 총장은 “학생들이 자기 대학이 자리잡은 지역의 역사성을 알게하는 귀중한 체험이었다”고 말했다.

전 총장은 천안 전씨다. 고향도 병천과 맞닿은 충북 청원군으로 가깝다. 전 총장에게 천안은 객지가 아닌 셈이다. 며칠 전 자신의 단골 이발소(북면 연춘리의 40여 년된 옛 이발소)에서 동네 어르신들이 박문수 어사 묘소가 있는 은석산에 연산홍을 대대적으로 심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기대도 도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즉석에서 밝히고 참여했다.

그는 교직원들과 가끔 인근 병천면소재지 식당가를 찾는다. “지역에서 우선 그 역할과 중요성을 인정받아야 세계가 인정하는 대학이 될 수 있다”는 게 정 총장 생각이다.

 조한필 기자

전운기 총장 약력

· 고려대 행정학과 졸업

·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 석사 (인적자원관리)

· 명지대 대학원 산업공학박사

· 행정고시 합격, 노동부 기획예산과장

· 경인지방노동청장,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국장

·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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