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본문

Cover story

  • Cover story
[매일경제] `취업률 95%` 한기大의 비결은?
4년간 실습만 2천시간…교수도 3~5년마다 현장 파견
등록일 : 2009-04-07
조회수 : 2,315
"다른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은 학점과 어학점수에 목을 매거나 고시 공부에 열중하고 있지만 우린 다르죠. 대학에서 실무교육을 받은 진짜 `엔지니어`가 돼 사상 최악의 취업난도 문제없이 돌파합니다."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한기대) 연구실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 변변한 실험실습 장비 없이 강의실에서 이론수업만 하는 다른 대학과 달리 한기대는 첨단실습장비를 갖춘 70여 개 연구실이 24시간 개방된다.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밖에 안 됐지만 이 학교 기계정보공학부 연구실에는 7~8명의 학생이 밤늦은 줄 모르고 열띤 토론을 벌인다. 가을 학술제 때 발표할 졸업연구작품 제작에 몰두하고 있는 것.

이 학교 기계정보공학부 4학년 김태학 씨는 "거의 1년 가까이 팀을 구성해 기획부터 제품 완성은 물론 발표와 평가까지 공학도로서 종합적인 실무능력을 배우는 과정"이라며 "가을 학술제에는 주요 기업 관계자가 직접 참석해 우수 작품을 만든 학생을 현장에서 직접 채용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실습 중심 교육과정이 한기대를 `취업률 전국 1위`라는 타이틀을 얻게 해 준 비결이다. 한기대는 지난 3년간 95%가 넘는 취업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2일 기준 취업대상자 506명 가운데 448명이 취업해 취업률 88.5%를 기록했다. 다른 대학 평균 취업률이 60%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단연 두드러진다. 삼성, 현대, LG , 한국전력 , 포스코 등 대기업과 공기업에 취업한 졸업생 비율이 40%나 돼 취업의 양뿐만 아니라 `질`도 뛰어나다. 취업률 집계가 마감되는 이달 초 안으로 90% 돌파가 무난해 보인다.

한기대는 공영인재 양성과 기업체 전문인력 재교육을 위해 지난 1992년 노동부가 설립한 4년제 특수목적대학이다. 정원은 대학원생까지 포함해 4000여 명에 불과하지만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26명에 불과해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한 교육이 가능하다. 한기대가 17년이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기술리더의 메카로 성장한 비결은 실습 중심 현장교육에 있다. 이론교육과 실험실습이 정확히 50%씩 나눠져 있다. 학생들은 4년간 모두 2000시간 동안 전공 분야 실험실습을 한다. 또 2학년이 되면 모든 학생들이 전담교수 연구실에 의무적으로 배정돼 첨단실습장비가 마련된 연구실에서 실험실습을 몸에 익힌다.

전운기 총장은 "정부가 설립하고 운영하는 대학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교수진 구성과 운영에서도 한기대만의 색깔은 명확하다. 한기대의 전임교원이 되기 위해서는 학위는 물론 기업체 또는 연구소 등의 근무경력이 3년 이상 돼야 한다. 또 `교수 현장연구학기제`를 도입해 임용 후 3~5년마다 1학기 이상 전공과 관련된 산업현장에 파견돼 산업기술의 변화를 직접 체험하고 이를 교과과정에 반영한다.

한기대 학생들은 연간 교육비 1406만원 가운데 389만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1017만원은 정부가 지원한다. 장학금 수혜율이 76.8%에 달하는 것도 한기대의 강점이다. 또 공대 위주 교육과정에서 소외되기 쉬운 외국어 구사능력과 국제화 감각을 키우기 위한 `영어몰입환경`으로 국제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전 총장은 "소위 말하는 3~4개 명문대에 모든 사회적 포커스가 집중되는 한국의 대학 현실은 기형적인 구조"라며 "우수한 입학생을 평범하게 가르치는 구태에서 벗어나 잠재력 있는 학생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재만 기자]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