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본문

보도자료

  • 보도자료
[현장취재] “자식같은 경운기 고쳐준 은혜 잊지 않을게유”
충북 청원군 어르신들 한기대 학생들 ‘무료기술봉사’에 감격
등록일 : 2009-06-24
조회수 : 5,002




 

 충북 청원군 낭성면에 사는 심태을 할아버지(70)에게 경운기는 반려자 내지는 자식과도 같다. 배추와 고추 등 농작물은 물론이고 거름더미를 실어나르며 심 할아버지의 소박한 농촌생활을 충실히 도우며 고락을 함께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2년의 세월 속에서 경운기도 늙고 병들게 됐다. 적재함은 녹슬어 부식되었으며, 숭숭 구멍이 났고, 게다가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아 밭두렁에서 애를 먹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던 심 할아버지는 최근 면사무소와 이장을 통해 “천안의 한 대학교 학생들이 곧 마을을 찾아와 경운기 등 농기계를 무료로 수리해 준다”는 말을 들었다. 어차피 사비를 들여서라도 수리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심 할아버지는 ‘밑져야 본전이겠지’라는 생각으로 22일 낮 털털거리는 ‘반려자’를 끌고 마을 복지회관을 찾았다.

         늙고 병든 경운기, 학생들에게 맡긴 할아버지  

심 할아버지는 복지회관 마당을 보고 깜작 놀랐다. 평소 조용하기만 하던 복지회관 마당은 마치 거대한 수리공장으로 변해 있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기술봉사단’이란 글자가 새겨진 조끼를 입은 수십 명의 대학생들이 여러대의 경운기와 제초기, 분무기, 이양기 등을 수리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학생들은 깍듯하게 심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린 후, 곧바로 경운기 수리에 들어갔다. 3명의 학생이 능숙한 용접기술로 적재함 철판을 들어내고 새로운 철판을 덮어씌우는 시간에, 다른 3명은 경운기 앞쪽에 달려들어 엔진상태를 점검하고 수리를 했다. 30여분이 지났을까? 심 할아버지의 경운기는 새 것으로 변신을 했다. 시동도 빠르게 걸리며 힘찬 소리를 냈다.

  새 경운기에 올라탄 심 할아버지는 “학생들이 이렇게 수리를 잘 하리라곤 생각지 않았는데, 너무나 잘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 자식보다 더 말 잘 듣는 경운기를 새 것으로 고쳐준 학생들은 나의 은인이나 마찬가지”라며 환하게 웃었다.

심 할아버지처럼 경운기를 말끔하게 수리한 신흥수 할아버지(67)도 “돈을 들여 수리하려면 40-50만원은 족히 드는데, 학생들이 무료로 수리를 해주어 너무 고맙다”면서 “늙은이들만 있는 이런 시골에까지 찾아와 농기계를 고쳐준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다”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할아버지들을 기쁘게 해준 주인공들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총장 전운기. 이하 ‘한기대’)의 학생들
. 이들이 이 마을을 찾은 건 교육현장에서 습득한 실천공학기술을 생활현장에서 적용해 보고,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드리기 위해서다. 모두 130여명의 학생들은 ‘하계기술봉사단’이란 이름으로 방학도 반납하고 21일부터 24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청원군 낭성면, 가덕면, 미원면 일원을 찾아왔다.

  이들은 트렉터, 경운기, 이양기, 예취기 등 농기계를 수리해주는 활동 뿐 아니라 전기시설 안전점검, PC 수리, 기초생활대상자 가옥 내부 보수, 농작물 수확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기대는 약 3천만 원 어치의 부품과 장비 등을 준비해왔다. 마을 주민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3박 4일분의 식사도 직접 챙겨와 해결하고 있다.   

          “학생들 취업이 잘되는 이유가 있네”  

신흥수 할아버지(67)는 “선배 학생들은 수리하는 걸 친절히 알려주고 후배학생들은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진지하게 몰입하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다”면서 “그렇게들 열심히 하니까 한국기술교육대가 취업이 잘 되는 학교로 명성이 높은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농기계 수리 봉사활동을 맡은 박세용 학생(메카트로닉스공학부. 4년)은 “학교에서 배운 공학기술을 직접 활용해 보는 경험도 하고, 할아버지들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게 되어 기쁘다”며 미소를 지었다.  

기계정보공학부 김승재 학생(4년)은 “졸업작품으로 학우들과 팀을 이루어 자동차를 만드는데, 경운기가 자동차와 내부 구조가 비슷해 경운기 수리가 어렵지 않다‘면서 ”무엇보다 어르신들이 많이 행복해 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소감을 말했다.  

이번 기술봉사에는 재학생만 온 게 아니다. 졸업생과 대학원생들도 ‘아름다운 봉사’에 기꺼이 참여했다. 기계공학부를 졸업하고 자동차부품회사에서 근무하는 김훈씨는 휴가를 내고 기술봉사에 참여했다. 한기대의 하계 기술봉사에 여러차례 참여한 경험이 있는 그는 “후배들에게 장비사용방법이나 순서, 요령도 알려주고 함께 구슬땀을 흘리기 위해 휴가를 내고 왔다”면서 “전국에서 한기대가 농기계 수리 봉사활동을 하는 유일한 대학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휴가 내고 온 졸업생 "농기계 수리봉사활동하는 유일한 대학"  

메카트로닉스 공학부 대학원생 조정진씨는 한기대 졸업 후 1년간 자동차회사에 다니다가 대학원에 입학한 열성파다. 그는 “회사시절 출장을 가서 한기대 출신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큰 호감을 가졌다”면서 “이론적 지식은 물론이고 실습에도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는 대학 때문에 학생들의 실력이 향상될 수 밖에 없다”며 뿌듯해 했다.



  낭성면 문박리에 사는 김세기 할아버지(74)는 40년 전 손수 지은 집에서 아내와 함께 산다. 23일 오후 한 무리의 학생들은 ‘전기안전점검 및 보수’를 하기 위해 이 집을 찾았다. 학생들은 낡은 전선을 갈고 콘센트를 교체하고, 계량기를 점검하고, 수명이 다한 등(燈)을 갈아주는 일을 했다. 심지어는 도회지에 나가있는 김 할아버지 아들이 몇 년 전 선물해준 ‘노래방 기계’까지 고쳐주었다.

  김 할아버지는 “전기에 대해 잘 몰라 고치지도 못하고 살았는데, 학생들이 이곳저곳을 다 고쳐주어 집이 새집이 된 것 같다”며 기뻐했다.  

채윤석 학생(전기공학과 4년)은 “평소 학과 차원에서 한달에 1~2번 정도 학교 인근의 농가를 찾아 전기안전 점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마을을 찾아오게 됐다”면서 “시골 집들은 다 오래돼서 전선이 낡아 위험할 수 있는데, 학교에서 배운 기술로 도움을 드리게 돼 좋다”고 말했다.  

         "학교서 배운 기술로 농민들 도움드려 기뻐"  

 한기대 학생들은 복분자 수확과 포도 봉지 씌우기 등 농작물 봉사활동을 통해서도 농민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뙤약볕 아래서 포도 봉지 씌우는 일을 하는 박선임 학생(산업경영학부 1년)은 “처음 맞는 방학이지만 뭔가 보람있는 일을 하고 싶어 봉사단에 참여했다”면서 “먹을 때는 쉽지만 과일 재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포도밭 주인인 김정태(49)씨는 “10년 넘게 포도밭을 하고 있지만,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러 온 건 처음”이라면서 “막걸리와 안주를 새참으로 갖다주어도 어린 학생들이 ‘부담을 드리면 안된다’면서 일에 열중하는 모습이 참 대견하다”고 말했다.

       “어려운 이웃에 따뜻한 마음과 실생활 도움”  

전운기 한기대 총장 은 “이번 기술봉사는 학생들이 평소 강의실과 실험실을 오가며 배운 지식과 기술역량을 농촌 봉사활동을 통해 유감없이 발휘하고, 또한 농촌의 현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앞으로도 한기대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마음과 더불어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데 지혜와 실천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취재. 입학홍보팀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본 공공저작물은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