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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눈높이 IT 맞춤교육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소통하는 지역사회 교육봉사’
등록일 : 2007-02-05
조회수 : 6,919


“호칭은 무조건 아버님, 어머님으로 통일하고 교육을 받는 어르신들 눈높이에 맞춰서 살가운 스킨십으로 거리감을 좁혀라.”


농한기를 맞아 인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한 대학의 정보화교육 현장지침서 중 일부다. 10여 명의 재학생 도우미강사들은 연신 손을 들며 도움을 요청하는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질문공세에 3시간의 교육시간동안 연신 뛰어다니기에 바쁘다. 간단한 마우스 조작조차 쉽지 않은 교육생들에게 이들은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춘 상태에서 교육내용을 직접 시현해 보이기까지 한다.


남자 도우미 학생이 힘들게 마우스를 쥔 할머니 손 위로 자신의 손을 얹으며 “어머님, 이렇게 표를 합치실 땐 이 마우스 버튼을 누르신 상태에서 움직이셔야 돼요.’하고 조작법을 알려주자 주름 쥔 할머니의 인상이 환하게 펴지며 손을 맞잡는다. 지역농민으로 구성된 50여 명의 교육생들은 그렇게 컴퓨터와 친해지며 손주뻘되는 학생들과도 교류의 정을 쌓고 있었다.


충남 천안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올해로 10년째 맞는 ‘농업인 정보화교육’ 수업의 한 장면이다. 이 대학은 매년 정규수업이 없는 겨울방학 기간 동안 빈 학교시설을 활용,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농업인 정보화교육’은 정보 소외계층인 지역농민들의 컴퓨터 활용능력을 높이고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 대학이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회봉사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 학생들의 ‘인성’이 성공요인 =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10년째 이끌어온 정구철  교수(인터넷미디어공학부)는 정보화 교육의 성공요인으로 학생들의 인성을 ‘일등공신’으로 꼽는다. 정 교수는 “많은 대학들이 이와 유사한 정보화교육을 시도했지만 우리처럼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이어온 학교는 많지 않았다.”고 말하며 “강사 위주의 일방적인 교육은 평생 컴퓨터도 만져보지 못한 이들에게 ‘먼 나라, 꿈같은 이야기’”라며 “우린 10여 명의 재학생 도우미강사를 두어 눈높이에 맞춘 1:1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열 번, 스무 번이라도 아는 것은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시현까지 할 수 있는 학생들의 인성과 근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육은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어져 3시간씩, 총 6시간동안 진행됐다. 50평 규모의 복잡한 전산 실습실을 뛰어다니는 학생들은 수업이 끝날 때 마다 너무 힘들어 녹초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재학생 도우미강사로 참여하고 있는 김현주 (인터넷미디어공학부 03) 양은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 도망갈 생각도 했었다. 또 일반적인 컴퓨터 지식들을 하루에도 수십 번 넘게 되풀이하려다보니 짜증도 났지만 하루가 다르게 느는 실력들을 보니 보람되고 뿌듯하기까지 했다.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하나라도 더 배우시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내가 배우는 점도 많다.”고 말하며 “지금은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설명을 해 드릴 수 있을까 하는 적극적인 고민도 하며 교육을 즐기고 있다. 몇 일전에는 한 할머니께서 직접 말린 곶감을 가져다주시며 며느리 삼고 싶다는 말씀을 하셔서 주위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고 자랑했다.


정구철 교수는 “교육의 근본은 사람 중심의 마음가짐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학생들은 인성 면에서 준비된 교육자”라고 말하며 “학생들 입장에서도 교육생들의 상황과 수준에 맞는 교육방법론(티칭 메소드)을 직접 배우고 실습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교육현장은 없다. 여기에 학교 이미지도 올라가니 일석이조의 효과”라고 말했다.


◇ 참여주민들 반응 ‘최고’ = ‘농업인 정보화’ 교육은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전통과 특색’을 자랑하는 한기대만의 교육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아우내농협의 도움을 받아 대학 인근지역인 병천 동부 6개 면을 대상으로 시작됐다가 참여주민들의 반응이 좋자, 목천농협이 추가요청을 해와 동천안 지역까지 그 범위가 확대됐다.


2주 동안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어져 정보화 교육을 받는 지역주민의 수는 총 10 5명. 이들은 하루 3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컴퓨터 기초, 한글2005 등의 워드프로세서, 윈도우, 바이러스 퇴치, 메일 및 메신저 사용, 인터넷 뱅킹 등 컴퓨터의 전반적인 활용법을 배우게 된다.


천안 북면에서 온 최헌명 (61세 ․ 농업) 씨는 “아들, 딸들이 외지에 나가있다보니  집에 덩그러니 남은 컴퓨터에 먼지만 쌓였다. 처음엔 조금 무서웠지만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교육을 신청하게 됐다.”며 참여이유를 밝혔다. 최 씨는 “어제는 자식, 손주 녀석들에게 이메일도 보냈더니 깜짝 놀랐다고 답장도 오더라.”며 껄껄 웃었다. 교육이 끝나자 최 씨는 강의실 구석에 놓인 분홍색 보자기로 싼 컴퓨터를 들고나가며 “학생들이 이렇게 직접 컴퓨터도 손봐주고, 프로그램도 깔아줬다. 오늘은 인터넷 고스톱 게임에 한번 도전해볼 생각”이라며 바쁜 걸음으로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 대학 ․ 지역 간 교류의 성공사례 = 2주 동안 실시되는 정보화교육은 한기대가 추구하는 ‘실무중심의 실험실습’ 교육목적에 맞춰 철저하게 실습위주로 진행된다. 그러다보니 도우미학생들이 교육생들 주위를 맴돌며 직접 몸으로 가르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어느새 교육생들은 ‘학생’이라는 호칭보다 자연스럽게 이름을 부르며 친부모자식 못지않은 관계로 발전한다.


4년째 정보화교육에 참여했다는 김지수 (인터넷미디어공학부 03) 군은 “밤에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개인적으로 전화를 해서 물어보실 정도로 지역주민들과 친해졌다.”며 “집으로 초대해서 저녁도 함께 하고, 학교 밖에서 보면 반갑다고 밥을 사주시는 등 일의 보람과 함께 인간적인 정을 쌓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활동 소감을 밝혔다.


자신을 이 지역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이라 소개한 이영희(63세 ․ 주부) 씨는 “3년 전 받은 정보화교육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받는 교육”이라며 “컴퓨터를 배우는 거 이외에도 이렇게 학생들과 어울려 생활하다보면 젊어지는 느낌이다. 지역의 평생교육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공부를 통한 자아실현과 인간적인 교류를 할 수 있어 기회가 된다면 매년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구철 교수는 “농촌은 접근성과 교육환경이 도시보다는 뒤떨어져있다. 대학들은 지역사회 기여채널의 확보 차원에서 사업성 위주의 평생사회교육원제 운영보다는 지역민들과 가슴으로 소통하는 사회교육 봉사 쪽으로 '진정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교육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내실화를 꾀해 이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 고 말했다. 정 교수는 “중급반 등의 향상과정을 개설해 병천면 오이농가 주민을 대상으로 홈페이지 운영교육 같은 영농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정보화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운영계획을 밝혔다.

/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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