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년도 2 학기 교환학생을 선발한다는 공지사항을 보고 무척 고민했었다 . 왜냐하면 직전학기에 도전했다가 실패를 맛봤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 이번에 지원해도 또 떨어질 것이라는 마음으로 지원을 안했었다 . 그러나 추가모집을 한다는 공지를 보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 . 막상 면접을 보러 갔지만 무작정 나는 영어를 더 공부하고 사용하고 싶고 해외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으로는 면접관에게 나의 합격해야할 이유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 결국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합격결과를 확인하자 추가번호 1 이었다 . 실망스러웠지만 조마조마하며 마음으로 연락을 기다렸는데 마침내 합격전화가 울렸다 . 필리핀에 가기 전까지 설레임 반 걱정 반으로 어서 9 월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 어쩌다보니 벌써 9 월이 다가와 있었고 , 나는 인천국제공항으로 떠나고 있었다 .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 같이 가는 교환학생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있었다 . 가족과 지인들에게 작별인사를 통화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
새벽 3 시 , 비행기에서 내리자 비가 내리고 있었다 . 습기가 찬 공기와 냄새가 필리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주었다 . CPILS 어학원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 어두컴컴했다 . 졸렸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왔다는 생각에 창문 밖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
어학원에 도착해서 정해진 방 번호에 따라 방에 들어갔다 . 짐을 놓는 순간 다시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졌다 . 세부라는 곳은 파라다이스가 있는 아일랜드를 상상하고 왔는데 뭔가 큰 착각을 한 것 같았다 .
다음 날 , 일어나자마자 progress test 를 치게 됐다 . 또한 어학원 음식으로 식사를 했었는데 정말 나랑 맞지 않았다 . 필리핀 음식은 너무 짜고 달았었다 . 지인들한테 들은 경우로는 필리핀 시내를 나갈 경우 꼭 소지품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 어학원을 나가 세부 시내를 나가자마자 쾌쾌한 공기가 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이런 열악한 곳에서 3 개월 동안 생활해야한단 말인가 ? ’라는 생각을 하며 우울해져만 갔다 . 또한 progress test 결과는 내 기대 이하로 낮게 나왔다 . 점점 이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되어갔다 . 하지만 룸메이트들과 같이 세부에 온 학교 학생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 이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적응해나갔다 . 결국 난 내 마인드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 어찌했든 내가 교환학생을 결정한 것이고 , 테스트 결과가 낮게 나왔다면 3 개월 동안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서 레벨을 높이기로 말이다 .
어학원의 수업방식은 이러하였다 . 1:1,1:4,1:8 수업방식으로 진행해져 나갔다 .
1:1 은 개인적인 수업이라 더 세부적이고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었고 , 1:4 수업은 무엇보다 팀원들의 친밀감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 팀원들의 친밀감으로 서로 영어실력을 늘려갈 수 있었다 . 1:8 수업은 원어민 수업이었다 . 처음에는 원어민이라는 메리트가 좋았지만 두렵기도 했었다 . 또한 8 명의 팀원들과 영어실력을 공유하는 것이 걱정이었다 . 하지만 제일 부담이 없던 수업인 것 같았다 . 러시아 , 일본 , 한국 등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자유롭게 대화하고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
1:1
오후에는 산호세 대학의 수업을 들어야 했다 . 처음 탁자와 의자가 있는 장소에 모여 선생님들은 자신을 소개하셨다 . 특히 노엘선생님은 인상이 좋으셨다 . 그리고 나의 고향이 공주인데 ‘공주대학교’와 ‘공주영상정보대학’에서 강의를 하셨다는 이력으로 친숙하게 다가왔다 . 그들의 수업은 매우 열정적이었다 . 노엘 교수님은 영어 발음 강의를 하시는데 노래와 율동을 준비해가며 우리들에게 더욱 영어를 친숙하게 다가오게 하셨다 . 그렇게 수업하다가 우리는 서서히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 다른 교수님들은 영어교육을 초등학교 수준으로 우리를 가르치는 듯 했다 . 또한 다른 교수님은 전공이 커뮤니케이션 부분이라 그런지 발표하는 부분을 가르쳐서 당황스러웠다 . 우리가 서로 의견을 모아 건의를 하자 몇몇 교수님들을 교체해주었고 필리핀학생들과의 교류가 필요했던 우리로서는 버디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만들어주었다 . 버디프로그램이란 필리핀학생들과 수업 후에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 버디프로그램은 처음에는 성공적으로 가는 듯 했으나 학생들이 친해지려고 하면 바뀌었다 . 아무래도 그 당시가 방학이라 그런 듯 했다 . 버디 친구들과 봉사활동을 간 취지는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 아무래도 서로 어색했었지만 봉사활동에 참가하여 게임도 하는 것이 더 친밀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필리핀 동네에 가서 아이들을 만났을 때 , 생각보다 필리핀 환경이 너무 열악했던 것이 충격이었다 . 그래도 싫은 내색을 표현하지 않으며 아이들하고 장난치고 게임하며 즐거운 추억을 쌓았다 . 산호세 대학 수업은 처음에는 전반적으로 불만족이었지만 대학 측에서 마지막에는 실력 있는 교수에게 좀 더 질이 좋은 수업을 강의해주어서 마지막에는 기쁜 마음으로 산호세 교환학생을 졸업할 수 있었다 .
필리핀 세부에 왔으면 영어공부만 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 어학원 음식이 맞지 않아 자주 외식을 하러 다녔다 . 그 중 ‘카사베르데’라는 음식점은 립과 스테이크가 맛있어서 한인들 사이에서 유명했다 . 그 음식점에 반해서 2 주일에 한 번 꼴로 꼭 갔다 . 200 페소의 싼 가격으로 이 정도의 립과 스테이크를 맛 볼 수 있다는 것은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이 음식점 뿐 아니라 ‘논키’라는 음식점의 회덮밥 , ‘까오나 그릴’의 파인애플 라이스 , 갈릭 라이스 , 해산물 음식을 먹으러 세부 시내를 순회했다 . 거의 우리는 택시의 교통수단을 이용했다 . 택시가 저렴하기도 했고 원하는 장소를 바로 갈 수도 있었다 . 그런데 필리핀에서는 버스가 흔하지 않고 ‘지프니’라는 교통수단이 필리피노가 흔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 교통비도 단 8 페소밖에 되지 않아 가까운 장소는 ‘지프니’를 탔다 . 밤에는 위험할 수도 있는 교통수단이지만 훨씬 유용하고 옆에 앉은 필리피노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
세부 시티투어 뿐 아니라 섬으로 투어도 갔다 . 첫 여행은 ‘카모테스 섬’이었다 . ‘카모테스 섬’은 밴으로 1 시간 , 배로 두어 시간가야 있는 가까운 섬이었다 . 섬에는 빽빽한 야자수 나무와 아기자기한 마을이 맞아 주었다 . 묵는 숙소도 앞에 바다가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고 가장 문제야 식사문제였다 . 음식도 준비해가지 않아 레스토랑이 절실했다 . 해변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 레스토랑이 위생적이지도 않고 가격도 너무 저렴한 탓에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생각 외로 너무나 맛있는 요리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 또 밤에는 바닷물이 다 빠져서 새벽에는 바닷물이 없는 모래만 밟을 수 있었다 . 친구들끼리 별이 박힌 하늘과 바닷길을 걸으면서 아름다운 장관에 감탄했다 . 단지 ‘카모테스 섬’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운전기사의 문제였다 . 운전기사들은 처음에 불렀던 교통비와 달리 막상 교통비를 지불할 때에는 돈을 더 올려 불렀다 . 우리는 당황했지만 여행자이기도하고 언어적 장벽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 불러 준 돈을 내야했다 . 좋은 추억을 남긴 여행이었지만 운전기사 때문에 살짝 기분상해서 온 여행이었다 . 두 번째 여행은 ‘날루수완 섬’이었다 . 그 여행은 같이 교환학생 간 몇몇 친구들과 개인적으로 세부에 온 학교 친구들과 가게 되었다 . 처음에는 데이트립이었기 때문에 기대를 별로 하지 않고 갔었다 .
막탄 섬에서 한 시간정도 가자 많은 사람들이 물고기들을 보기위해 호핑을 하고 있었다 . 우리들도 호핑할 채비를 하고 바다에 들어가자 에메랄드 빛 바다 색깔과 파스텔 색빛의 물고기들이 있었다 . 너무 아름다워서 이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놓고 싶었다 . 단지 눈으로만 보기에는 아까울 정도의 경험이었다 . 친구들과도 감탄하며 기대 이상이라고 하고 점심도 바다를 보며 먹는 해산물은 환상적이었다 . 날루수완을 떠나면서 너무나 아쉬웠다 . 그래도 한 편으로는 이런 경험을 하고 한국에 갈 수 있다는 점이 기뻤다 . 3 개월이라는 시간이 처음에는 길게 느껴졌지만 마지막에는 짧게 느껴졌다 . 필리핀에서의 생활은 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 영어 공부를 했지만 더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고 , 학교와 집 밖에 몰랐던 나의 시야를 더 넓히는 경험이 되기도 했다 . 앞으로 교환 학생에 가는 친구들이나 후배들에게 교환학생은 자신에 대해 더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