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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속 KOREA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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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신기술 더 배워라˝ 졸업생 리콜 각광
폴리텍대 2년새 2000명교육… IT·설계 등 다양 온라인 강좌도… 재직자 재교육 새 대안 떠올라
등록일 : 2007-11-05
조회수 : 5,869

오상균(가운데) 성남폴리텍대 광전자과 교수가 리콜 교육에 참가한 졸업생들에게 센서제어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박유민(이화여대 국문4)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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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 속도는 너무 빨라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다. 지난해 한국폴리텍대학 광전자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전자업체에 들어간 김근모(26)씨는 그래서 불안하고 초조하다.

직장에서 살아 남기 위해 어서 빨리 새 기술을 배우고 싶지만 빡빡한 직장 생활 탓에 여의치 않은데다, 원하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곳도 딱히 없기 때문이다.

그런 김씨의 얼굴이 최근 활짝 펴졌다. 22~26일 경기 성남시 성남폴리텍대학에서 진행된 '졸업생 리콜 교육'에 참가한 덕분이다. 이 기간에 매일 퇴근 후 3시간 동안 센서제어기술을 수강한 김씨는 "늘 센서와 관련된 신기술이 배우고 싶었는데 리콜 교육을 통해 갈증을 시원하게 풀었다"며 활짝 웃었다.

● "졸업생 재교육 해드려요"

취업을 했거나 취직을 준비 중인 졸업생을 다시 학교로 불러 첨단 기술 등을 가르쳐 주는 '졸업생 리콜(recall)제'가 호응을 얻고 있다. 리콜 교육은 졸업생들에게 신기술을 배울 기회를 줘 이들의 직무 능력을 높이고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돕기 위한 것이다.

폴리텍대학을 비롯해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산업기술대, 영진전문대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산업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직업능력 개발의 중요성이 점점 커짐에 따라 리콜 교육은 재직자 재교육을 위한 새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콜은 원래 회사가 결함 있는 제품을 발견해 소비자에게 보상해 주는 제도. 그러나 리콜 교육 수강생들은 결코 하자 있는 '불량 졸업생'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일에 대해 욕심이 많은 사람들이다.

리콜 교육이 가장 활발한 곳은 폴리텍대학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2,000여명이 교육을 받았다. 2월 폴리텍대 멀티미디어과를 졸업한 이정아(25ㆍ여)씨는 6월 한 광고회사에 들어갔다. 인쇄물에서 웹까지 능통한 '광고계의 멀티플레이어'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매우 높았다. 학교에서 광고 실무에 관한 건 거의 다 배웠다고 자부했지만 착각이었다. 현장을 접할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았다. 입사 한 달째인 7월 그는 리콜 교육을 들었다. 그는 "얼마 전 회사 선배들이 끙끙 앓고 있던 웹 디자인 작업 문제를 내가 해결한 적이 있는데, 바로 리콜 교육 때 배운 내용이었다"며 "교육 덕분에 선배들 앞에서 어깨에 힘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신기술 배우고 인맥도 쌓고"

한국산업기술대는 졸업생을 위한 무료 온라인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서홍근(37)씨는 2002년에 산업기술대 기계설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선풍기 설계를 하는 업체에 들어갔다가 올 봄 기계설비회사인 삼우ENG로 옮겼다. 더 많은 연봉을 약속 받고 미련 없이 전직했다.

하지만 문제에 부딪혔다. 기계설계 시스템이 전 회사와 판이하게 달라 같은 작업을 해도 다른 사람에 비해 3시간이나 더 걸렸다. "연봉값을 못한다"는 뒷말이 나올 법 했고 서씨는 초조했다. 시스템 적응에 애를 먹던 서씨는 산업기술대가 8월에 졸업생을 대상으로 3주간 실시한 컴퓨터 자동설계 관련 온라인 강좌를 들었다.

서씨는 "졸업생 리콜 교육을 받고 나니 한결 능숙하게 회사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게 됐다"며 "작업 시간 단축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대구의 영진전문대는 자체 교수진을 비롯해 외부 전문가들을 초빙해 정보통신 분야의 기술을 교육하고 있으며, 충남 천안시에 있는 한국기술교육대는 지난해부터 매년 50~60명의 졸업생을 강의실로 다시 불러 재교육하고 있다.

● "회사 눈치 보여 힘들어요"

리콜 교육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기업체의 인식과 지원은 미흡하다. 리콜 교육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기업이 많고, 교육을 위해 정시에 칼퇴근하는 직원을 보는 시선도 따갑다. 폴리텍대의 리콜 교육을 들었던 한 졸업생은 "회사 눈치 보느라 오후 7시 교육에 지각한 적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폴리텍대가 지난해 리콜 교육에 참가한 1,0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리콜 교육 참여 때 회사에 느낀 애로사항으로 대부분이 ▦불규칙한 퇴근 시간과 먼 교육 장소 등 시간ㆍ장소의 제약 ▦교육에 대한 회사 인식 부족 등을 들었다.

/ 김일환기자 kevin@hk.co.kr · 박유민 (이화여대 국문4)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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