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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春 산업현장 및 통일염원 자전거 순례'- 순례단 소감문 ②
등록일 : 2011-08-22
조회수 : 7,470

‘靑春 산업현장 및 통일염원 자전거 순례'순례단 소감문 두번째입니다. 남학우 사이에서 당당히 완주에 성공한 한기대 여학우의 이야기입니다.


靑春 ‘산업현장 및 통일염원 자전거 순례’를 마치고...

메카트로닉스공학부

한유리

‘제발 부탁인데, 이번 한 번은 좀 참아.’

‘진짜 걱정돼서 하는 말이야. 너 자전거도 못 타잖아!’

자전거 순례단을 시작하기 전 모두가 나를 만류했다. 자전거도 못타고 평소에 운동을 해왔던 것도 아닌 내가 자전거를 타고 통일촌 도라OP까지 간다니. 정말 말도 안 되게 들렸을 것이다. 그래도 이번 기회 아니면 언제 또 내가 이렇게 제대로 자전거를 배울 기회가 있겠냐 싶은 마음에 덥썩 신청서를 냈다. 처음 순례단 OT를 한 것은 4월. 아직 4개월이나 남았을 때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걱정은 순례단 출발 바로 전날까지도 나를 괴롭히며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며 나를 타협하고 싶게 만들었다.

자전거 순례는 열정만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의지만으로 되는 것도 아닌 실제 체력과 충분한 연습이 있어야만 모두 안전하게 완주할 수 있기에 우린 모두 조를 편성하여 연습을 시작하였다. 나는 간신히 자전거에 올라타서 페달을 밟는 법을 배우고, 브레이크는 뒤부터 밟는 것이고, 오르막길을 갈 땐 기어를 변속하는 것이라 등 기본중의 기본부터 시작하였다. 그리고 대망의 첫 조별 라이딩. 가볍게 병천 한 바퀴 돌고 독립기념관까지만 갔다 오자고 했다. 독립기념관을 빙 둘러있는 단풍나무길을 오르는데, 그 오르막은 정말 오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참을 끌고가다가 다시 내리막길을 가자고 결정했다. 모두들 빠른 속도로 내리막길을 슝슝 내려갔다. 나도 ‘아, 내리막길은 이렇게 빠르게 가는거구나!’하는 생각이 되어서 그대로 자전거를 탔는데, 아뿔사! 아무도 내게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는 브레이크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은 것이다! 처음 타는 자전거에서 제어할 수 없는 속도가 나오니 나도 모르게 당황했고, 그러자 바로 중심을 잃고 휙 넘어져서 슬라이딩을 했다. 아... 다시 생각해도 그건 너무 아팠다. 몸도 못 움직이겠고 너무 아프고 서러워서 잠깐 누워서 울다가 같은 조원에게 전화를 했다. 나 좀 구해달라고. 첫 라이딩의 마무리는 그렇게 119와 함께 했다.

사고가 난 다음날 바로 무릎과 팔꿈치 보호대를 샀다. 코앞 병천을 나갈 때도 완전무장을 하고 나갔다. 그런데 사고가 한번 나니 자신감이 무척 떨어졌다. 남들 말처럼 ‘자전거도 못타는데 무슨 자전거 순례야, 체력도 실력도 안 되는데 괜히 순례단에 방해만 될 뿐이야.’라는 생각에 정말 내가 이 순례단에 참가를 해도 되는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다른 순례단원들이 따뜻하게 격려해주고, 이은준 선생님께서 이건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응원 문자를 계속 보내주셔서 한번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조별 라이딩, 단체 라이딩, 여학우 라이딩, 정문20번 오르기 등 많은 연습을 했다. 특히 7월 한 달은 모든 여가시간에 자전거를 타면서 보냈다. 어느 단체 라이딩 때는 내가 사고가 났던 바로 그 독립기념관의 단풍나무 길을 갔었다. ‘이전엔 비록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기필코 너를 정복하고 말리라!’ 하는 생각으로 심장이 터질 듯한 기분으로 오르막길을 올랐다. 포기하고 자전거를 끌고 가고 싶은 순간이 있었지만, 이번에도 오르지 못한다면 마치 나는 두 번 다신 이 곳을 오르지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꾸역꾸역 페달을 밟으니 드디어 내리막길이 나왔다. 예전엔 그토록 무서웠던 내리막길인데 힘들게 오르막을 오르고 나서 맛보는 내리막길은 시원하기만 했다. 그렇게 내리막길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힘들게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처음 이 순례단에 참가했을 때는, 학교에서 모두 다 준비하는 행사에 숟가락만 얹으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처음엔 자전거만 타면 되는 줄 알았지, 우리의 상황을 전혀 몰랐다. 그러나 이 순례단 행사는 우리 스스로가 코스를 짜고, 물품을 준비하고, 자전거를 정비를 할 수 있어야만 했다. 그래서 출발 전 약 한 달 동안 빠르게 일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학생대표와 기획단장, 지원팀의 도움으로 행진팀은 코스를 준비하고, 해병대는 안전팀을 책임지고, KBT동아리를 중심으로 정비팀을 꾸리고 여학우는 의료를 맡았다. 개개인 모두가 페달만 밟는 것이 아닌 중요한 책임을 지게 되었다. 특히 학생대표와 기획단, 지원팀 및 각 팀 팀장급은 거의 매일 모여서 회의를 하고, 미리 코스를 사전 답사하는 등 굉장히 헌신적으로 준비를 했다.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덕분인지 우리는 실전에서 누구 하나 큰 부상도 없었고, 길을 잃지도 않았으며 매일 출발 전과 도착 후 간단한 정비를 하며 모두 무사히 완주를 할 수 있었다. 사실 우리의 자전거 순례 일정은 7일 동안이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실제 우리의 일정은 7주였다고 생각한다. 라이딩 했던 것이 7일이었을 뿐, 이를 준비하고, 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서로 연습했던 그 때가 내가 생각하는 청춘 순례단의 모습이다. 만일 이러한 준비 없이 일주일간 페달만 밟았다면 지금 이렇게까지 가슴이 뿌듯하고 찌릿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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